어바웃 타임 (About Time) –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당신은 무엇을 바꾸시겠어요?
인생을 살아가며 누구나 한 번쯤 “그때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그런 상상을 영화로 풀어낸 작품이 바로 리처드 커티스 감독의 영화 **《어바웃 타임(About Time)》**입니다. 사랑, 가족, 일상이라는 누구나 겪는 평범한 소재 위에 ‘시간여행’이라는 판타지를 얹어 삶의 본질적인 메시지를 전하는 이 작품은, 단순한 로맨스 영화가 아닌 우리 인생에 대해 조용히 돌아보게 만드는 따뜻한 이야기입니다. 시간이 흐른 지금도 여전히 많은 이들에게 ‘인생 영화’로 손꼽히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줄거리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특별한 능력, 그리고 평범한 사랑
주인공 팀(도널 글리슨)은 영국의 한 시골 마을에 사는 평범한 청년입니다. 어느 날 아버지로부터 충격적인 이야기를 듣게 되죠. 그들의 집안 남성들에게는 모두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 단, 과거로만 가능하며, 오직 자신이 직접 경험한 시간으로만 돌아갈 수 있습니다.
처음엔 그 능력을 데이트를 성공시키기 위한 도구로 사용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팀은 이 특별한 능력이 진짜 필요한 순간이 따로 있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 우연히 런던에서 만난 매리(레이첼 맥아담스)와의 사랑, 가족들과의 소중한 시간, 친구와의 이별까지… 팀은 시간여행을 통해 실수를 되돌리기도 하고, 더 나은 선택을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영화는 점점 ‘무조건 시간을 돌릴 수 있다’는 전제를 허물어 갑니다. 미래를 바꿀 수 없고, 어떤 사건은 반복해도 피할 수 없습니다. 결국 팀은 과거로 돌아가는 대신 매일을 한 번뿐인 오늘처럼 살아가기로 결심합니다. 영화는 그렇게 특별한 능력보다 지금 이 순간을 진심으로 살아가는 것의 소중함을 말합니다.
느낀점
특별한 능력이 없어도, 매일이 기적 같은 하루
《어바웃 타임》은 시간여행이라는 흥미로운 소재를 가지고 있지만, 사실상 영화의 중심은 ‘삶을 어떻게 바라보고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처음엔 이 특별한 능력이 부럽기만 했습니다. 하지만 영화가 진행될수록, 우리는 이 능력이 있어도 결국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들은 시간으로 해결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특히 팀의 아버지와의 관계는 많은 감정선을 건드립니다. 아버지가 남긴 조언은 단순한 영화 속 대사가 아니라, 관객들에게도 삶의 방향을 제시하는 따뜻한 나침반처럼 다가옵니다. “하루를 두 번 살아보렴. 한 번은 그냥 지나가고, 두 번째는 모든 순간을 음미하며.” 이 말은 우리가 얼마나 무심코 하루를 소비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살아야 후회 없는 인생을 만들 수 있는지를 알려줍니다.
무엇보다 이 영화가 주는 진짜 감동은 바로 ‘일상의 소중함’입니다. 큰 사건도, 대단한 성공도 없이, 매일의 평범한 아침 식사와 가족과의 대화, 연인과의 데이트… 이런 사소한 순간들이 쌓여 인생이 된다는 걸 보여주기 때문이죠. 그래서 영화가 끝나고 나면 괜스레 부모님께 전화하고 싶고, 소중한 사람과 오늘 하루를 더 따뜻하게 보내고 싶어집니다.
총평
소란하지 않고 잔잔하게, 그러나 강력하게 다가오는 메시지
《어바웃 타임》은 과장된 드라마나 극적인 반전 없이도, 관객의 마음을 천천히 감싸며 오래도록 남는 영화입니다. 영상미는 따뜻하고 잔잔하며, 음악은 이야기를 부드럽게 끌어주고, 배우들의 연기는 정말 현실 그 자체처럼 자연스럽습니다. 도널 글리슨과 레이첼 맥아담스는 실제 연인처럼 완벽한 호흡을 보여주며, 그들의 일상적인 모습 속에서도 사랑의 깊이를 느낄 수 있습니다.
특히 ‘시간’이라는 주제를 다루는 방식이 매우 성숙하고 현실적입니다. 많은 영화가 시간을 이용해 상황을 뒤바꾸거나 극적인 재미를 추구하지만, 《어바웃 타임》은 시간이 있어도 어쩔 수 없는 것들에 집중합니다. 이 점이 오히려 관객에게 더 큰 울림을 주며, 삶의 본질을 더 깊이 들여다보게 만듭니다.
결국 이 영화는 ‘무엇을 바꿀 수 있는가’가 아니라, **‘무엇을 놓치지 말아야 하는가’**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그것은 늘 곁에 있었지만 우리가 쉽게 지나쳐버린, 지금 이 순간의 소중함이라는 메시지로 귀결되죠. 그런 점에서 이 영화는 시간에 관한 영화이면서, 가족과 사랑, 삶 자체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결론은 지금, 여기, 이 순간을 살아가기.
《어바웃 타임》은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는 판타지적 설정을 통해, 오히려 시간을 되돌릴 수 없는 우리에게 더 깊은 메시지를 전달하는 영화입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 깊어지는 여운, 가슴을 조용히 울리는 대사들, 그리고 현실과 맞닿아 있는 감정선은 이 영화를 단순한 로맨스를 넘어서 ‘삶을 바꾸는 영화’로 만들어 줍니다.
만약 요즘 바쁘고 지쳐, 하루하루가 흘러가는지도 모르겠다면 이 영화를 보세요. 그리고 오늘 하루, 그냥 흘려보내기 아까운 사람들과 따뜻한 시간을 보내보시길 바랍니다.
우리에겐 시간여행 능력은 없지만, 지금 이 순간을 진심으로 사는 능력은 있으니까요.